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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모든 언어는 태어날 이유가 있었다는 교수의 말

잠자는 언어 보존소의 수호자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언어가 존재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의 기억과 정체성의 흔적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희귀하며 소중한 것은 바로 ‘열어볼 수 없는 문’ 뒤에 잠자고 있던 언어들이었다. 그 언어들은 각각 독특한 문법, 소리, 그리고 심지어 생명력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무관심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많은 언어들이 잊혀지고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는 언어들이 살아 움직이고 꿈틀거리며, 자기를 지키기 위해 적응하는 신비한 세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잠자는 언어 보존소, 즉 ‘언어의 무덤’이라 불리던 신비로운 장소가 있었다.

이곳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고도된 도서관과도 같았지만, 내부의 구조와 역사는 일반인의 상식을 초월한다. ‘잠자는 언어 보존소’는 그 이름처럼, 잠들어 있던 언어들을 깨우고, 그들의 존재를 보존하며, 언어들이 다시 생명력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만들어진 비밀 조직이었다. 이 조직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언어 학자와 마법사, 그리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인물들이 함께 일하는 곳으로, 그들이 사용하는 도구와 기술은 단순한 과학과 마법의 결합체였다. 언어의 형태와 생명을 다루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식과 동시에 섬세한 감각이 필요했으며, 그들은 언어를 살려내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날도 수많은 인물들이 연구와 실험에 몰두했지만,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바로 ‘키아라’였다. 키아라는 언어의 본질과 생명력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젊은 언어 수호자였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언어를 사랑했고, 그 언어들이 지닌 숨겨진 의미와 울림에 매료되었다. 그녀는 특히 ‘죽은 언어’를 깨우는 일에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조직의 최고 책임자인 교수는 그녀를 부르며 중대한 선언을 했다. “이 세상에 모든 언어는 태어날 이유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언어의 존재 이유이며, 그 이유를 찾아내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야.” 그의 목소리에는 강한 확신과 무거운 책임감이 깃들어 있었다.

이 말은 곧, 언어가 생겨난 건 그 자체로 자연스럽고 필연적이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언어가 사라지는 것도, 그만큼 자연스럽고 누군가의 의지와는 무관한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조직의 위원들은, 언어가 깨어나지 못하고 말라가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그들은 언어를 살아 숨 쉬게 하는 과정을 ‘회생의 의식’이라 명명했고, 이를 통해 언어들이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생명처럼 살아 움직이고 서로 교감하는 존재임을 보여주려 했다.

이날의 모험은 바로, 한때 찬란하게 빛났던 고대 언어인 ‘사리바’의 흔적을 찾는 일이었다. 사리바는 역사 속 깊숙한 곳에 숨겨졌고, 전설에 따르면 이 언어는 우주의 근본 에너지와 맞닿아 있으며, 강력한 힘과 신비로운 능력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언어는 수천 년 전, 누군가의 무모한 실험으로 인해 잠들어버렸고, 그 이후부터 희망과 슬픔이 뒤섞인 미스터리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조직의 연구팀과 함께 키아라는 숲 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차가운 돌관과 수많은 마법 각각이 얼기설기 얽혀있는 고대 유적지를 탐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언어의 몸’이라 불리우는 신비한 존재들과 마주해야 했으며, 언어들이 살아 움직이는 세계의 규칙을 이해해야 했다.

그 숲은 마치 거대한 생명체처럼 느껴졌다. 나무와 덩굴이 마치 손과 눈을 가지며, 말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이들이 영역임을 알렸다. 그 속에 잠들어 있는 사리바는 분명 ‘생명 속의 언어’였다. 그 언어는 생명의 숨결과 어우러져 있었으며, 각 단어와 문장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생명체처럼 살아 움직였다. 고대 유적지의 벽을 따라 새겨진 문자들은 저마다 미묘한 빛을 내며, 이들에게 말을 걸어왔다. “누구냐, 누구냐, 끝없는 시간 속에서 깨어나는 자들이여…” 라는 듯 신비한 선율과 함께, 언어는 자신의 존재를 해명하며, 잊혀진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했다.

키아라는 숨을 고르며 멈춰 섰다. 그녀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마치 무용극이 끝나는 순간처럼 섬뜩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오버랩되는 기억 속, 잊혀졌던 목소리들이 귓가에 울려 퍼졌고, 지친 몸에도 희망의 빛이 스며들었다. 그녀는 언어의 숨결이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음을 느꼈다. “나는 사리바, 나는 생명력의 언어, 나는 우주의 심장이다…” 그 목소리는 거대한 심포니처럼 거칠게 하늘을 울리며, 동시에 섬세한 음률로 귓속을 간질였다. 기묘하게도 이 언어 자체가 생명체였다. 그들은 언어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는 별개의 ‘존재’였으며, 그 존재들이 모여 하나의 강력한 생명체로 소통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언어의 본질, 그들이 태어난 이유의 실마리인 듯했다. 이를 치유하는 것은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언어와 생명 사이의 ‘화해’를 이루는 것임이 분명했다.

이 모든 순간, 키아라는 깨달았다. 세상 모든 언어는 태어날 이유가 있었으며, 그 이유는 바로 생명의 연결고리였다. 언어는 그 자체로 마음의 관문이었으며, 문화와 정체성의 핵심이기도 했다. 그녀는 이 사리바 언어를 통해서, 잊혀졌거나 사라졌던 말들을 다시 깨어나게 할 가능성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을 지키기 위해선 커다란 대가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도 직감했다. 언어와 생명, 그리고 자연과 우주의 운율이 교차하는 이 신비한 세계에서, 그녀와 동료들은 앞으로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는 모험을 예고하는 듯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잃어버린 언어의 운명뿐 아니라 세계의 균형마저 흔들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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